명성황후는 여흥민씨(驪興閔氏) 집안의 일원들과 많은 편지를 주고 받았다. 개인적인 부탁 외에도 왕실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실려 있어 역사적 의미가 매우 높다.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글씨 보고 밤사이에 아무 탈 없이 지낸 일 든든하며, 여기는
주상전하[상후(上候)]의 문안도 아주 평안하시고,
동궁(東宮)의 정황[제절(諸節)]도 매우 편안하시니 축수(祝手)하며, 나는 한결같
다. 두통과 다리가 붓고 마비되는 증세[각기(脚氣)]로 매우 괴롭다. 오늘 일기는 온화하다. 너
의 인후(咽喉)의 기운이 긴박[긴(緊)]한가 보니 답답하다. 천진(天津)의 전보(電報)는 자
세히 보고 총세무사(總稅務事)는 전에는 보셨으나 쫓아
낸[출척(黜斥)] 일이 분하여 이번에는 아니 보셨다. 화폐를 만드는 것은 조선이 개국한 이후 501
년이 되었으니 (화폐 제조는) 보기에 잘 하겠다고 하였으니, 이대로 전보(電報)하고 답전을 보
아 자세히 기별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