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는 여흥민씨(驪興閔氏) 집안의 일원들과 많은 편지를 주고 받았다. 개인적인 부탁 외에도 왕실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실려 있어 역사적 의미가 매우 높다.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친왕(恭親王)과 만나, 조선에 있는 원세개(袁世凱)의 말을 한다 하였으
니, 하회(下回)가 어찌 될지 궁금하고, 이홍장(李鴻章)이 마건
충(馬建忠)에게 편지를 하여 저 곳(조선)에 당도해 있는 원세개를 본국으로 데리고 가라고 하나 안
된다고 하였으니, 무슨 동정(動靜)이 있는 모양이어서 하회가
어떠할지 조급하고 민망하다[조민(躁悶)]. 홍승목(洪承穆)이는 상소하라
하여라. 광뉴는 그리하라 하여라. 사헌부의 신하[臺臣]들이 명정(銘旌)
일로 아뢰나, 어느 때 못하여 구태여 그처럼 번거
한 때를 당하여 이름의 명예를 구한단[요명(要名)] 말이냐. 가련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