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다양한 리듬으로 고동친다. 시민들의 심장 박동, 매일매일의 출퇴근 방식, 계절에 따라 오르내리는 기온, 한 해 혹은 그보다 더 긴 기간에 걸쳐 일어나는 인구변화 등이 모두 리듬의 일부이다. 펄서(pulsar)가 주기적으로 박동하며 전파를 발산하듯, 모든 도시는 각자의 독특한 리듬으로 고동친다.
우리는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맞아 개성공단 사례를 통해 ‘고동치는 도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유서 깊은 도시 개성의 남동쪽에 자리 잡은 이 공단은 2016년 2월 갑작스럽지만 놀랍지는 않었던 폐쇄 조치가 내려지기 전까지 약 55,000명의 북측 노동자와 수백 명의 남측 관리자가 일하던 곳이었다.
개성공단에는 주거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북측 노동자들은 모두 외부에서 출퇴근했다. 공단은 말하자면 인스턴트 도시가 되었다. 사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도시. 펄서가 주기적으로 전파를 발산하듯 매일 사람들이 왔다가 떠나는 도시.
우리는 출품작 고동치는 도시를 통해 시민들의 더 나은 생활과 도시 인프라에 대한 보다 효율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도시 내부 주거 공간에 대한 정책이 보다 강조된 도시 계획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역설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