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떠서 마실 때 사용하던 작은 바가지이다. 복숭아를 반쪽으로 잘라
놓은 모양이며, 걸어놓거나 갖고 다니기에 편리하도록 한쪽 끝에 고리를
달아 놓았다. 표주박은 술독에 띄워놓고 술을 퍼내는 데 쓰기도 하였고,
장조랑바가지라고 하여 간장독에 띄워놓고 간장을 떠낼 때 쓰기도 하였
다. 작은 표주박은 여행시 갖고 다니면서 물을 떠먹는 그릇으로 사용했
으며, 장식용으로 벽에 걸어두기도 하였다. 표주박은 먼저 둥근 박이나
조롱박을 반으로 자른 후 그것을 삶아서 속을 파내어 만든다. 박으로 만
든 표주박은 잘 깨지고 모양도 없으므로, 나무를 깎아서 표주박을 만들
기도 했다. 나무 표주박의 모양은 천도를 본뜬 것이 많은데, 바가지 겉면
에는 줄기, 잎, 꽃 등을 양각하거나 투각하기도 했다. 천도란 한번 먹으
면 천 년을 산다는 전설 속의 복숭아를 뜻한다. 또한 꽃, 삿갓, 거북이 등
의 형태를 모방하거나 금속으로 만든 표주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