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창문을 열면 선감마을 갯벌과 바다가 보입니다. 옛 염전자리가 있던 내수면과 마을길을 산책하다보면 복잡한 머릿속이 시원
해지고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대부도 갯벌에는 낙지와 바지락이 풍부하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경기만 일대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손꼽힙니다. 그래서 대부도 주민들은 삶이 여유롭고 풍요롭습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육지와 연륙이 되어 물길이 바뀌었고 바다의 물고기가 줄어들어 더 이상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일하던 어부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바다를 막는 방조제 공사로인해 대부도에서 가장 높은 황금산도 파헤쳐졌습니다. 연륙이 되면서 외부에서 많은 인구가 몰려들었고 원주민의 생활 방식도 변해버렸습니다. 대대손손 살아온 마을들은 보상 문제로 난리를 치르고 공동체는 점점 나약해져 버렸습니다. 어두운 밤바다 폭풍우를 만나 길을 잃은 어부의 심정과 같았을 것입니다.
어느 날 스승님과 내수면 갈대밭 길을 걸으며 여유가 좀 생기면 예술가들이 사는 경기창작센터 옥상에 멋진 작품 하나 올려놓자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나 “황금산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지역공동체가 복원되고 되살아나도록 예술선감에서 “황금산부엉이”를 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옛날부터 한 고을에는 부엉이 한 쌍이 살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부엉이의 큰 눈이 밤을 지키고 길을 열어주는 지혜로운 존재라고 믿습니다. 섬과 육지가 연육이 되어 삶의 방식이 변하고 예전처럼 그 기능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바다와 함께 공동체적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예술섬 대부도에도 부엉이가 살고 있지 않았을까요? 또한 예술섬 어딘가에 커다란 등대가 있지는 않았을까요? 부엉이의 눈에는 커다란 LED조명이 설치되어 빛을 전합니다. 첫 번째 깜박이는 빛은 예술섬의 역사를 치유하는 신호이고 두 번째 깜빡이는 빛은 우리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예술의 빛 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주황색칼라를 선정하여 어둠에서도 잘 들어나도록 하였습니다.
밤바다의 등대처럼 길을 안내하며 바람을 이겨내고 예술섬과 갯벌을 가로질러 희망의 빛을 섬 곳곳에 전하는 상징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