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에 조사된 경주 구정동九政洞 3호 덧널무덤[木槨墓]에서 두 벌의 철갑옷이 출토되었다. 갑옷은 넓은 철판을 연결하여 만든 판갑옷[板甲]과 작은 철판을 엮어서 만든 비늘갑옷[札甲]으로 구분되는데 구정동 갑옷은 긴 네모꼴의 쇠판을 세로로 이어서 만든 한반도 특유의 판갑옷이다. 두 벌의 갑옷은 몸통을 보호하는 판갑과 목을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목가리개[頸甲]로 구성되며 기본적인 형태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갑옷을 구성하는 철판의 수가 다르고 한 벌의 뒷판[後胴板]에만 짧은 소매가 달려 있다. 구정동 판갑옷은 울산 중산리中山里 25호 무덤에서 출토된 판갑옷과 함께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발견된 갑옷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판갑옷은 영남지방에서 고대국가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기에 사람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등장한 매우 발달된 방어용 무구武具로, 경주지역에서 먼저 제작되었고 이후 가야지역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4세기 중엽 이후에 널리 보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