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키VAKKI는 불안과 불규칙으로 가득한 무질서한 상태 속에서 ‘놀이’라는 의식(ritual)으로 규칙과 질서를 만들어나가며, 주위에 관계하는 사물들을 선이나 면 그리고 색채 등의 요소들로 분해하고 반복해서 기하학적인 패턴의 문양으로 구성하는 작가이다. 기하학 요소로 확장된 이미지와 움직임을 가진 매체를 사용하여 시간성의 이벤트를 발생시키며 시각적 놀이, 즉 유희를 만들어 간다. 질서와 무질서처럼 인과에서 탈구된 추상 패턴들이 원-회전운동 순환 반복 행위 무한함-원 으로 출렁인다. 시각적 유희에서 이미지는 사물의 본질(Sub-stance), 또는 실체보다는 이미지를 본질과 실체와 분리된 고유한 것으로 파악할 것을 전제로 한다. 본질 또는 실체와 무관하기 때문에 ‘의미를 나타내는 평면이자 회전’인 이미지 자체를 현상(Sur- stance)으로서 바라보고, 표면에 놓인 이미지의 의미를 단 한 번의 시선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이미지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매개되는 세계의 다의적인 상징복합체 속으로 유희하면 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패턴의 구성은 동일한 기하학의 요소들 반복이기 때문에 우리가 과거 혹은 미래를 바라보아도 그 지점은 동일하다. 어디에 눈을 두어도 바라보는 순간밖에 남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