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종 계비 안순왕후 한씨의 어보이다. 성종 2년(1471) '인혜(仁惠)'란 존호를 올리면서 만든 어보이다. 예종은 처음 '광성혜인(光聖惠仁)' 4자를 내어 보였는데 정인지 등이 의논하여 아뢰기를 광성은 대왕대비 전에 올린 자성(慈聖)과 뜻이 매우 가깝고, 혜인(惠仁)은 명부(命婦)의 벼슬 혜인(惠人)과 음이 같으니, 옛 관례에 의해서 2자만 사용하여 인혜(仁惠)로 일컬어 올리게 하였다. 이 어보는 성종비 정현왕후 금인과 같이 왕대비로 올리면서 '보'라는 명칭대신 '인'이라 하였다. 조선초기에는 이렇게 왕비, 왕후 또는 왕대비에게 '보'가 아닌 '인'을 올린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