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례(1927- )는 색유 작업을 가장 한국적인 방법으로 표현해 온 작가이다. 그는 한국 도자의 매력을 “텁텁하면서 자유스럽지만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라고 하면서, 조선 초기 유행하였던 분청사기를 선호하였다. 작가는 초기에는 대체로 어두운 계열의 작품들을 다수 제작하나 차츰 자주, 북청색, 갈색유, 녹유 등 다양한 색유를 시도하게 된다. <귀얄문호>(1995)는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귀얄 기법을 보여준다. 그릇의 표면이 빨리 마르기 때문에 이처럼 속도감 있게 문양을 표현하는 것은 대단한 필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