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서씨(외조모)가 맹지대(외손자)에게 보낸 편지
손자에게 답장
달포 네 글씨도 보지 못하니 답답하고 그립더니 일천이가 오거늘 적은 것[=편지]을 보고 반가우나 성치 못하다 하였으니 염려가 그지없다. 나는 이제도 병이 완전히 나은 사람이 못 되어 지내니 괴롭다. 내가 살아 있다가 네가 아들 낳는 양을 볼 줄 어찌 알았으리. 도리어 괴이한 듯싶고 기특하고 기특하다. 너도 네 형과 함께 와서 과거도 보고 죽어 가던 할미도 보고 아들도 보고 할 겸 꼭 와서 다녀가도록 하여라. 사연 남으나 얼른 올 듯하고 (날도 저물어) 어둑하니 그치며 잘 있다가 오도록 하여라. 3월 10일 외조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