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복진(1927- )의 <사랑>(1965)은 소품에 속하지만 다양한 재료와 양식의 실험으로 자신의 조형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의 작품 세계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며, 작가의 초기 실험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민복진은 사랑을 나누는 두 남녀의 몸체를 철사로 두르고 이를 부분적으로 납땜 처리를 함으로써 볼륨감을 주었다. 마치 춤을 추듯 두 남녀는 팔을 원형으로 벌리고 있으며, 하나의 원으로 연결된 남성상은 앞 쪽으로 허리를 굽힌 반면 여성상은 허리를 뒤로 젖혀 조화로운 운동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재료인 철사와 납만으로 조각적 요소-입체감, 공간감, 재질감 등-를 효과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작가의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