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이탈리아 밀란: 건축적 맥락

밀라노는 현대도시와 건축이 겪은 우여곡절이 가장 잘 드러나는 도시이다. 자연 · 사회 · 문화 · 경제적 환경에 더해 밀라노를 뒤흔들었던 20세기의 여러 역사적 사건을 통해, 도시에 다양하고 때로는 실험적인 아이디어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말까지 꽃필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은 도시를 묘사하는 몇 가지 핵심 요소를 짚어본다. 도시를 묘사한다는 것은 결국 도시를 그 자체로서 만이 아니라 역사와도 연관 지어 바라본다는 의미이다. 이런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보면 어떤 해석도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미 다양한 지도 제작, 연구, 설계 사례를 통해 도시에 대한 여러 가지 시각이 제시된 바 있으며, 본 작품도 그 중 일부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묘사된 도시의 모습을 통해 밀라노를 ‘현대성’의 상징적인 도시로 바라보는 시각을 접할 수 있다. 밀라노는 언뜻 보면 획일적인 도시 같지만, 사실 다층적인 복잡성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 덕분에 다양한 파편적 요소가 계속해서 중첩되고 병렬 배치되어 현대 도시의 탄생 과정을 묘사하는 방식을 실험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다. 또한, 밀라노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가 현실에서 구현되는 과정이 이 도시를 하나의 단일한 대상으로 바라보는 도시 계획 및 발전 프로젝트와는 어떤 점에서 다른가를 살펴보아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