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원(元)의 몽산(蒙山) 덕이(德異)의 법어 6편과 고려의 나옹(懶翁) 혜근(慧根)의 원각오선인법어(元覺悟禪人法語) 1편 등 7편의 법어를 조선의 혜각존자(慧覺尊者) 신미(信眉)가 구결(口訣)을 달고 국역(國譯)한 것이다. 이 판본(板本)은 세조 13년(1467)에 인출(印出)해낸 인경도감본(印經都監本)(보물 767호)과 동일본이다. 특히 이 판본은 조선후기의 고승으로 우리나라의 다도(茶道)를 정립한 초의(艸衣) 의순(意恂)의 수택본(手澤本)으로 유명하다. 본문 4·6·7장의 뒷장에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청허당보장록(淸虛堂寶藏錄)을 베끼고, 이어서 이 보장록의 분실에 대비하여 오래토록 전하기 위해 이 책의 뒷면에 베껴놓은 것이라는 내용의 묵서(墨書)가 이를 말해준다. 초의선사가 일지암(一枝庵)에서 주석하던 그의 나이 59세 때인 1844년에 필사한 것이다. 권말(卷末)의 권미제(卷尾題)가 탈락한 것 이외에는 보존상태가 양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