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진(趙錫晉, 1853~1920)은 조선시대 마지막 도화서 화원 중 한 명으로 어해·산수·인물·화조 등 모든 화제에 능하였다. 어려서는 할아버지인 임전(琳田) 조정규(趙廷奎)에게 그림을 배웠다. 조석진이 평생 사용한 ‘소림(小琳)’이라는 호는 ‘작은 임전’이라는 뜻으로서 할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향수가 담겨있다.
이 그림은 사슴·원앙·닭·매·학 등 화조영모화에 전통적으로 등장했던 소재로 이루어져 있으나 단독으로 그려진 사자, 이전과는 다르게 표현된 소의 모습에서 근대 회화의 새로운 면도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비슷한 화면 구도와 딱딱한 자세가 경직된 느낌을 주지만, 맑은 채색과 여유롭고 활달한 필치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