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안도병풍(群雁圖 屛風)

서로 연결된 10폭의 화면을 하나의 커다란 화면처럼 이용하여 갈대가 우거진 언덕과 달이 뜬 하늘을 배경으로 공중으로 날아오르거나 지면에서 서성이고 있는 수 십 마리의 기러기들을 그린 대작이다. 자연스러운 선염을 사용한 몰골법(沒骨法)으로 기러기의 둥근 두부(頭部)를 강조하여 그렸다. 제10폭의 제시(題詩)는 진대(晋代) 양호(羊祜, 221~278)의 〈안부(鴈賦)〉와 손초(孫楚, 221~294)의 〈안부(鴈賦)〉에서 각각 일부분을 차용하여 적은 것이다. 제시의 마지막 부분에 적힌 ‘신 양기훈이 공경히 그리다(臣楊基薰敬寫)’라는 관서로 보아 고종에게 헌상한 병풍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