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게 위아래로 꽉 막힌 벽이 분홍색으로 곱게 칠해져 있습니다. 라즈베리 케이크 위에 새하얀 가루가 뿌려져 피처럼 진한 선홍색의 본래 모습은 감추어져 있습니다. 김희정 작가는 여성스러움을 대표하는 분홍색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흰 색을 이용해 사물을 실제 모습과 상관없이 예쁘고 곱게 보이도록 위장시킴으로써, 여성에게 외적으로 아름다워 보일 것을 강요하고 관념적으로 형성된 여성스러움을 주입시키는 사회적 관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