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지(石芝) 채용신(1850-1941)은 조선말 열성조의 어진을 그린 화가이나, 과거의 성인(聖人), 사대부, 의병장, 열녀 등 다양한 사람들의 초상을 그렸고, 기록화와 영모산수화 등 다양한 그림을 그린 탁월한 화가이다. 석지는 전통 초상화 기법을 계승하면서 서양화법과 근대 사진술의 영향을 받아 '채석지 화법'이라는 독특한 인물화풍을 개척하였다.
본 작품은 조선 후기의 성리학자 간재 전우(田愚,1841-1922)의 초상을 세필을 사용하여 얼굴의 세부묘사에 주력하고 많은 필선을 사용하여 요철, 원근, 명암 등을 표현했는데, 이같은 세부묘사는 석지가 서양화법과 근대 사진술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