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궁[(慶運宮) 현재의 덕수궁] 선원전에 봉안하기 위해 1900년(광무 4)에 제작된 태조(재위 1392~1398년) 어진이다. 얼굴을 포함한 절반가량이 소실된 상태이다. 당초 준원전의 태조 어진을 모사하여 경운궁 선원전에 봉안하였으나 몇 달 뒤 화재가 일어나 봉안되었던 어진이 모두 소실되어, 즉시 선원전을 새로 짓고 태조 등 일곱 임금의 어진을 다시 모사하여 이듬해에 완료하였다. 이 어진 속의 태조는 경기전의 태조 어진과 달리 홍색 곤룡포를 입고 있으나 두 손을 모아 정면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자세와 용상 및 채전의 형태는 경기전본과 거의 동일하다. 태조의 노년기를 그린 경기전본과 달리, 일제강점기에 촬영된 준원전의 태조 어진은 장년기 모습이므로 이 어진 역시 태조의 장년기 모습일 것으로 추정된다. 화면 우측 상단 가장자리에 "태조고황제어진 광무사년경자 이모(太祖高皇帝御眞 光武四年庚子 移摸)"라는 표제가 적힌 붉은 비단이 붙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