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환지(1730~1802)는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청송(靑松), 호는 만포(晩圃)이다. 1771년(영조 47)에 문과에 급제한 후 이조참판, 이조·병조·형조 판서, 우의정 등을 거쳐 1800년에는 영의정에 임명되었다.
관모에 짙은 녹색의 단령을 입고 손을 모은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전신상이다. 깊게 파인 단령의 깃과 이전 시기보다 작아진 구름무늬, 영지를 물고 있는 쌍학흉배, 매우 넓은 소매통 등은 18세기 말 관복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의자에는 호피가 깔려 있고 낮은 발받침대에는 검정색 화를 신은 발이 팔(八)자형으로 놓여있다. 바닥에는 돗자리가 깔려 있는데 수없이 그은 짧은 사선으로 돗자리의 질감과 무늬를 사실감 있게 표현하였다. 생동감 있는 얼굴 표현과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안정된 분위기가 화가의 뛰어난 솜씨를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