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젝트는 레저와 관광지로 무분별 하게 개발되며 전통적 생활방식이 바뀌어 가고 있는 현재 대부도의 모습을 보며, 아직 남아있는 서해의 섬마을로서의 대부도의 풍경을 재구성 해보고자 진행했다.
프롬나드(promenade)는 프랑스어로 ‘산책 혹은 산책로’를 뜻한다. 이는 단순히 ‘걷다’라는 동작 이외에 거닐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등의 감각적, 지적 작용도 포함하는 단어이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새로운 장소에 도착 했을 때 그 곳의 지리적 위치와 특색, 환경을 체감하며 파악하기에는 산책만큼 좋은 방법도 없는 것 같다. 프로젝트에 사용된 꽃게잡이 원형 통발은 이곳 대부도에 처음 왔을 때부터 산책을 하며 관심 있게 보았던 어구들 중 하나이다. 수명이 다한 낡은 통발은 쓰레기 처리비용이 부담스러워서 그냥 바다에 버리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이야기를 마을의 낚싯배 선장님에게서 전해 들었다. 바다 속에 버려진 이 폐통발들은 해양 생태계와 환경을 위협하며 심각한 오염원이 되고, 이로 인해 수자원을 황폐화 시키는 유령어업(Ghost fishing)이란 현상의 주 원인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이렇게 산책을 하며 발견했던 재료와 대부도 사람들, 그리고 그들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들을 나는 다른 맥락 위에서의 ‘산책’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었다. 관람객들이 갈대밭 오솔길과 연결된 프롬나드를 천천히 거닐며 통발 그물 사이로 보이는 갈대밭의 풍경과 생태환경을 느끼고 체험하는 동시에, 선감도와 선감학원의 가슴 아픈 역사에서부터 오늘날의 연륙 개발된 대부도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들을 환기시키며 걷고,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풍경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