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살갗이 패여 나가는 아픔, 뼈가 으스러지는 괴성, 가슴이 찢어지는 통증 등의 고통은 역설적으로 살아있음을 반증한다. 인도의 전통연희 꾸디야땀의 형식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고통에 대한 명상>은 극도로 제한된 원형무대 아래 절제된 말과 극대화된 신체표현으로 고통을 수반하는 생의 이면을 탐구한 연극이다. 자기가 내뱉은 말로 인해 끊임없는 고통의 사슬 속에서 죽어가는 고래이야기와 고통의 소리를 먹으며 자란 이후 인간의 고통, 그 극한의 소리를 찾아 헤매는 넉손이의 이야기를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살아있다는 증거인 고통이 소리가 되고, 이후 말이 되고, 그 말이 다시 고통을 불러오는 순환구조를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