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황사는 선덕여왕善德女王(재위 632~647년)때인 634년경에 세워진 절로, 석탑 또한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1915년 석탑에서 사리갖춤과 각종 공양품을 넣은 돌로 된 함[石函]이 발견되었다. 사리갖춤 가운데 녹색유리사리병 조각은 석탑이 처음 만들어졌던 당시의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리가 들어 있는 은합은 함께 발견된 중국 북송北宋 12세기 초의 동전인 숭녕중보崇寧重寶와 더불어 고려시대에 다시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밖에 수정·금바늘·은바늘·바늘통·가위·옥·집게·조개 등의 공양품이 함께 납입되어 있었다. 다양한 공양품 가운에 동심원이 장식된 둥글고 납작한 은제품은 귀장신구의 하나인 이전耳栓으로 생각된다. 조개는 일본 오키나와 지방에서 나는 이모가이[芋貝]인데, 이 조개는 삼국시대 말갖춤의 하나인 말띠꾸미개에 사용되기도 했다. 공양품 중에는 여성이 사용하는 바늘, 바늘통, 가위, 집게 등이 포함되어 있어, 이 사리갖춤을 분황사의 발원자로 추정되는 선덕여왕과 관련짓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