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1965- )는 1996년경부터 작가는 도시와 거기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들에 관심을 기울였다. 당시 거리의 계단이나 지하철공간을 주시했는데 그런 장소에서 일어나는 반복적 일상성이 도시인이 안고 있는 숙명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축약하여 드러내려한 <길-속도-운명>이 구상되고 제작 되었다. 작품 상단의 이미지는 금요일 밤 무장해제된 것 같은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표정이나 동작이다. 하단의 이미지는 달리는 열차바퀴이다. 상하의 이미지를 묶어주기 위해 강한 '철'을 조합했으며 작품 전반에 긴장감을 넣어주기 위해 빨간색을 도포했다. 그리고 작업의 의미와 상징성이 부각되도록 텍스트(길-속도-운명)을 은색서체로 덧붙였다. 그렇게 사진패널과 강한 물질재료의 구성한 요철감각의 격자구조, 거기게 컬러와 텍스트들은 삶을 엮고 지배하는 유무형의 강고한 틀을 암시하며 우리 역사의 수직성과 그 질곡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