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무늬 수막새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이 기와는 도톰한 입술과 위로 들린 입꼬리, 얕은 볼, 살짝 내민 눈동자가 서로 어우러져 친근한 모습이다. 이처럼 사람의 얼굴형상을 한 기와는 익산 미륵사지, 경주 황룡사지 등에서 출토되었지만, 막새기와에 완벽한 얼굴형상을 나타낸 것으로는 이 기와가 유일하다. 이러한 막새기와를 지붕 위에 올렸던 이유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려는 벽사의 기능으로 볼 수 있다. 이 기와는 일제강점기에 영묘사 터[靈廟寺址: 현재의 흥륜사 자리]에서 출토되었다고 전하며, 당시 일본인 다나카 토시노부[田中敏信]가 구하여 보관해 오다가 1972년 10월에 국립경주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와의 제작연대는 가장자리에 넓은 테두리가 있고 높은 온도에서 구운 점, 얼굴의 양감 등으로 미루어 삼국시대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흙을 빚어 만든 모든 제품은 가마의 높은 온도에서 10퍼센트 정도의 축소현상이 일어나 원래 장인의 의도와는 다른 형태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와는 해맑은 미소를 머금고 있어 당시 장인들의 뛰어난 기술에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