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전경 2123>은 대모산과 구룡산의 안녕을 위해 2123년의 미래에서 보내는 전언이다. 제사의 형식을 취한 전시기획을 통해 과거, 현재를 성찰하고 거울에 비친 ‘당신’에게 서울의 미래를 의탁한다. 제사상 위에 놓인 침식도, 모형, 건축적 튜링테스트, 오픈소스 프로그램 등은 산의 파괴 현황을 드러내고 소수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모두가 마스터플랜 과정에 목소리를 내도록 돕는다. 대모산과 구룡산은 국정원, 난방공사, 터널, 아파트 단지 등의 수많은 이해관계가 뒤엉킨 정치적 지형이다. 은폐와 무관심 속에서 침식된 산은 인간의 삶에 맞춰지기 위해 더욱 파괴적으로 변형 당하거나, 미래 도시 인프라에 침범될 위기에 처해있다. 한편, 후기-인류세는 인공지능으로 자동화된 건축유형들이 지질학적 행위자가 되는 시대로, 소수의 기업가에 의해 주도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모든 시민을 위한 대안적 방법론이 필요하다. 마스터플랜 알고리즘은 구릉지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데이터센터를 주거와 오피스를 위한 인프라로 편입하려는 시도로, 다른 산지에 확장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배포된다. 구체적으로는 등고선을 새로운 인프라-그리드 축으로 채택한 마스터플랜 가이드라인을 제안하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웹을 통한 게이미피케이션 서비스를 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