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52년(1776) 영조의 나이 83세 때에 영조가 당시 왕세손이던 정조에게 ‘효성스러운 손자[孝孫]’이라는 자신의 글씨를 그대로 새겨 내린 은인(銀印)이다. 은인과 함께 직접 지은 글(유세손서[諭世孫書])도 내렸는데,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에 감동하였기 때문이다. 이 은인의 인면에는 큰 글씨로 '효손(孝孫)', 작은 글씨로 '팔십삼서(八十三書)'가 행서체로 새겨져 있다. 임금의 어필을 새긴 유일한 어보이다. 정조는 이 은인(銀印)과 유세손서를 자신의 즉위식과 행차 때 앞세우도록 했다. 이 둘은 정조의 왕위계승의 정통성과 왕권을 나타내는 대표적 상징물로 기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