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1906-1983)의 <정물(꽃)>(1929)은 탁자 위에 놓인 꽃병과 꽃을 그린 정물화이다. 단순한 구도에 약간은 어색한 듯한 명암법, 붓터치가 초기 서양화가 도입될 무렵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색감이 뛰어나서 짙은 남색의 배경이 정물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꽃병에 꽂힌 꽃은 노란 장미와 빨간 카네이션, 하얀 국화로 꽃들의 색 조화 또한 고려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은 1929년 '조선미술전람회' 서양화 부문에서 입선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