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희지(王羲之)의 『십칠첩(十七帖)』이나 『순화각첩(淳化閣帖)』은 왕희지의 글씨를 모아서 후대에 첩으로 만든 것이다. 왕희지 자필이라기 보다는 후대사람이 왕희지의 글씨를 모각(摹刻)한 것이며 내용은 편지글이다. 이 유물은 왕희지 원환첩(遠宦帖)으로 판본에 따라 성별첩(省別帖)으로도 불린다. 창덕6714_뒷면 오른쪽, 창덕6717_뒷면 오른쪽이 각석 전문을 이루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떠날 때 올린 글을 보았습니다. 그대에 관한 크고 작은 일들이 상세히 갖추어져 있어서 위로됩니다. 헤어진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대를 생각하는 마음 더욱 간절합니다. 무창(武昌)의 여러 자식들은 또한 대부분이 먼 곳으로 벼슬을 하러 갔다고 합니다. 모두가 안부는 물어오는가요? 나이 든 아내가 근래 병이 심해 생명조차 겨우 부지하니 항상 걱정됩니다. 나머지는 그럭저럭 평안합니다. 그대의 정이 지극함을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