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대왕 훈유

영조가 1744년(영조 20) 사도세자(思悼世子)에게 교훈이 될만한 글을 내린 것이다. 총 네 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내용은 『조선왕조실록』 영조 57권 19년(1743 계해) 2월 30일(갑인) 기사에 기록되어 있다. 훈유 첫번째 첩의 내용으로 4매의 각석 6면에 새겨져 있다. 창덕6689, 창덕6700, 창덕6699, 창덕6692(앞면)가 각석의 전문을 이루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훈계하고 타일러 가르친다.
넓고도 굳세게 뜻을 세우고, 너그러운 마음과 간편한 정책으로 백성을 통치하며, 공평한 마음으로 모든 사물을 똑같이 보며, 어진 이를 임명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부리라.
충(忠), 질(質), 문(文)이 좋기는 하다. 하지만 충(忠), 질(質)만 강조하면 질박하거나 촌스러운 곳으로 흐르고, 문(文)만 앞세우면 지나치게 꾸미는 것으로 흐르고, 관대하고 어질기만 하면 유약한 곳으로 흐르고, 조화에만 힘쓰면 혼잡한 곳으로 흐른다. 지금 내가 16자(十六字)로 훈유하는 첫 머리에 둔다. 학자에게 물어보더라도 어찌 이 방법을 넘을 것인가? 혼잡하게 됨을 조심하라고 타이르노니, 어진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변별하는데 뜻을 두도록 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