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지을 때 물에 씻은 쌀을 이는데 쓰는 용구로 ‘석미추’라고도 한다.
그릇바닥에 처진 쌀에는 모래가 많이 섞여 있으므로 다른 그릇과 이남
박을 번갈아 흔들면서 이남박 전에 걸려 처진 돌을 가려낸다. 물에 담근
쌀을 일정한 방향으로 일면 쌀알이 떠오르면서 조리 안에 담기고, 돌은
밑으로 가라 앉는다. 이 때 조리질하는 방향은 복이 집안으로 들어오라
는 의미에서 집 안쪽을 향했다.
조리는 주로 대나무나 싸리 등을 이용하여 국자처럼 모양을 내어 엮은
것이다. 그러므로 물이 잘 빠져 쌀을 이는데 적합하다. 또한 버들가지로
엮은 국수조리는 낟알을 건지는 조리보다 크기도 훨씬 크고 올도 성기
게 만들었다. 대나무를 쪼개어 하나씩 서로 교차되게 엮었고 손잡이 부
분에 마디가 있다. 본래 집집마다 두 세개 씩은 갖추어 쓰던 부엌살림에
꼭 필요한 제구였으나, 지금은 돌을 일어낼 필요가 적어지고 또 플라스
틱 바가지가 조리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정월에 사 두는 복조리 정도로
사용되고 있다. 나쁜 것을 거르고 좋은 것을 꺼내기 때문에 옛날부터 사
람들은 자기 집에 복이 들기를 기원하여 조리를 쌍으로 엇걸어 대청이
나 안방 머리에 걸어 놓고 이것을 ‘복조리’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