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서(佛書)는 물이나 육지에 있는 고혼(孤魂)과 아귀(餓鬼)와 같은 영혼들에게 법식(法食)을 평등하게 공양하여 구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륙(水陸)에서 고통받는 중생에게 공양하는 것을 공덕 가운데 으뜸이라 하여 조선초기에는 왕실을 중심으로 국가적인 수륙재를 빈번히 열었다. 권말(卷末)에는 김수온(金守溫)의 발문이 있는데, 이에 따르면, 이 판본은 광평대군(廣平大君)의 부인 신씨(申氏)가 발원하여 그의 아들 영순군(永順君)에게 필사(筆寫)시켜 간행한 것이다. 본래 한 쪽에 6행씩 들어가게 한 절첩본(折帖本)의 판식(板式)이었는데, 5쪽 30행을 반으로 나누어 15행씩 찍어 선장(線裝)의 형식으로 묶었다. 수륙재의 기본이 되는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의 판본(板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조선초기 불교신앙의 구체적인 모습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