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 면에는 모란도 팔폭이, 반대면에는 화조도 십폭이 같이 그려져 있는 병풍입니다. 모란도의 경우 멀리서 보면 아무런 글씨나 그림이 없이 병풍처럼 보이나, 가까이 보면 한지에 호분을 사용하여 한 폭에 모란 세 송이씩 들어가도록 크게 그려 놓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림이나 글씨가 없는 소병은 제사상을 차리는 뒤편에 놓고 사용하였습니다. 본 작품처럼 호분을 사용하여 보일 듯 말듯 화면을 꾸민 작품은 매우 드뭅니다. 반대편에는 새들과 다양한 꽃나무로 구성된 화조도입니다. 새들의 깃털과 꽃의 색깔, 다소 도식화 되어 그려진 파란 괴석 등으로 매우 화려한 느낌을 주는 수준급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