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작가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는 2014년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작가는 자신의 팀원들과 함께 한반도 비무장지대의 작은 마을인 양지리에서 한 달을 지내고자 했고, 그동안 일련의 활동을 계발하고 기록하며 마을 주민 전체를 포함하는 일종의 픽션 상태를 촉발하고자 했다. 작가와 마을 주민 간에는 곧 신뢰 및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덕분에 작가의 카메라는 이 공유된 친밀함의 구석구석을, 양지리의 일상이라는 액자 안에 포착할 수 있었다. 경험의 결과물은 ‹전쟁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장편영화로 구현되었으며, 이는 2017년 제69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영하였다. 다큐멘터리면서 극적이기도 한 연극-영화 하이브리드를 제작한 작가의 이중 목적은 영상의 최종 크레딧 표기 장면에서 확실해 진다. 크레딧에서는 양지리의 전체 인구수를 명시하는데, 이는 마을 역사상 첫 인구 조사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