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1916- )는 도쿄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서양 미술의 씨앗을 뿌린 부친 김찬영의 영향을 받아 신미술을 도입한 작가이다. 이중섭을 비롯한 화우들과 교류를 통해 미술 운동의 중심권에서 많은 활약을 펼쳐 보인 그는 1930년대 아방가르드(Avant-garde) 운동을 전개하며 젊은 작가들의 이론적 지주로 활약하였다. 그의 작가적 면모는 해방 이후부터 비교적 초기에 시작된 추상 작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은 엄격하고 깔끔한 색채가 특징적이다. <센 강은 흐르고>(1992)는 구상적이며 표현주의적인 성향이 농후한 특징을 지닌 작품이며 유럽 여행 이후 파리에서의 체험을 화폭에 옮긴 것이다. 이전의 정적이고 추상적인 작품 경향과 달리 변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