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가만히스치는소리는속삭임의한국어
사전에등재된설명이다.시장은사람들이
모이는곳에서시작해사람들이빠져나가는
곳에서끝난다.사람들이모이는곳은소리로
가득찬다.시장엔물건을사고파는소리,시장을구성하는사물의소리가시장의아침과
낮밤을채운다.새벽의시장부터저녁의
시장까지머물다보면잊었던기억들과
감각들이살아난다.버스와자동차의소음
혹은조용한공간에돌아가는환기시설의
차가운소음과다른점이있다.시장에서는
사람들이주고받는소리가그안을채우고
있는것이다.음식을파는이모는말한마디에
국수를더얹어준다.새벽의멸치도매상들의
경매에선말들이넘쳐난다.오가는말들
안에서판다안판다를주거니받거니한다.무덤덤한아저씨는어슬렁어슬렁하며
가격을비교하고,한마디건네고,종다리처럼
부지런한아주머니는이곳저곳에서물건값을
깎는다.판매하는사장님의내치는솜씨도
여간이아니다.물건의가격이모니터의
숫자가아닌종이의숫자로정해지고인간의
목소리로흥정되는시장의소리.개인적인
속삭임들이아직남아있는시장에서발견한
무엇이가만히스치는소리는직접깎은
나무들로스피커를제작해서시장에서
일어나는하루의속삭임에귀기울여볼수
있는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