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唐)의 반야(般若)가 번역한 정원본(貞元本) 화엄경은 60화엄과 80화엄의 입법계품(入法界品)만을 번역한 것이며, 통칭 40화엄 또는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이라고도 한다. 이 보현행원품은 보현보살(普賢菩薩)이 선재동자(善財童子)에게 부처의 공덕(功德)을 성취하기 위해 닦아야 할 10개의 행원(行願)을 설법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절첩본(折帖本) 형식으로 사성기(寫成記)와 변상도가 있으며, 1면이 6행 17자로 되어 있다. 변상도는 화면 가운데에 보현보살이 위치하고, 그를 향해 합장(合掌)하고 법문(法門)을 듣고 있는 보살들로 구성되어 있다. 보살들의 보관(寶冠)과 법의(法衣) 등은 화려하고 장식적인 필치로 정교하게 그렸고, 배경은 동일한 문양을 반복해서 채웠다. 절첩(折帖) 앞부분의 사성기(寫成記)에 의하면, 고려 충숙왕(忠肅王) 복위(復位) 3년(1334)에 자선대부장작원사(資善大夫將作院使)인 안새한(安賽罕)이 부모의 훈육은공(訓育恩功)을 기리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寫成記 : 資善大夫將作院使安賽罕 切念荷父母訓育之恩 皇帝皇太后舍人太子眷遇之德 獲事兩宮位階二品 永懷罔極 徒感寸誠 於是鉛金寫成大華嚴經一部凡八十一卷 爰伏佛乘祈天永年 伏願 乾坤比於覆燾 日月橙於照臨 家國咸寧 人神均慶 元統二年甲戌 九月 日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