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般若)가 번역한 40화엄, 즉 정원본(貞元本) 가운데 34번째 권을 감지(紺紙)에 은니(銀泥)로 정성껏 사경한 것이다. 매 장(丈)이 52행 17자로 된 권자본(卷字本)형식이다. 이 사경은 현존하는 호암미술관(湖巖美術館) 소장의 권31과 함께 사성(寫成)된 것으로 여겨진다. 권31의 사성기(寫成記)에 의하면, 이 사경은 고려 충숙왕(忠肅王) 복위(復位) 6년(1337)에 동지밀직사사(同知密直司事) 최안도(崔安道)가 부인(夫人) 구씨(具氏)와 함께 발원(發願)한 것으로 되어 있다. 권두(卷頭)의 변상도(變相圖)는 석가 본존이 좌우의 보살들에게 법문(法門)을 설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석가를 중심으로 한 대칭구도는 경전의 내용을 밀도있게 함축하고 있다. 상(像)들의 유연한 자태와 장식적인 문양들이 조밀한 세선(細線)으로 정묘하게 묘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