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다혜는 튜브형태의 원형유닛들을 반복적으로 연결하여 하피 형태를 재현하였다. 재료는 비닐계통의 소재로 유연하면서 질기다. 선다혜의 <tube series>는 재료의 부드러운 특성을 이용한 soft sculpture의 면을 보여주고 있다. 성긴 투공성을 가진 튜브형 유닛은 어떤 형태로도 변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으며 이를 서로 연결하여 하피의 형태를 시도했다. 하피는 청대 여성 예복으로 소매가 없는 조끼의 형태이다. 청대 귀족 여성들은 남편의 품계와 동일한 흉배를 착용할 수 있었고 하피에는 품계를 나타내는 흉배가 달려있다. 청대의 하피가 권위를 드러내는 용도라면 현대에 재현된 하피는 부드러운 재료의 물성을 극대화하여 소재가 가지는 조형성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