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을 중심으로 둥글게 선을 새긴 해시계[간평일구(簡平日晷)]와 남극을 중심으로 둥글게 새긴 경선(經線)과 위선(緯線)을 나타낸 해시계[혼개일구(渾蓋日晷)]를 하나의 돌에 나란히 두었다. 간평해시계의 세로줄은 시각이고 가로줄은 24절기이다. 혼개해시계의 좌우로 벌어져 가는 선은 시각이고 중앙에 있는 수직선의 밑은 남쪽을 가리키며 시간상으로는 정오를 뜻한다. 이 유물에는 '한양북극출지37도39분15초 시헌황적대거23도29분 건륭50년을사중추립(漢陽北極出地三十七度三十九分一十五秒 時憲黃赤大距二十三度二十九分 乾隆五十年乙巳仲秋立)'이라는 명문이 있다. 이를 통하여 이 유물이 조선 정조 9년에 조선에서 제작된 사실과, 한양의 위도를 37° 39′ 15˝로 잡았으며, 시헌역법에 따라 황도와 적도의 극거리 23° 29′을 측정기준으로 삼았던 것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