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을 뜻하는 비로자나불은 불교의 진리 그 자체를 상징하는 법신불法身佛로서 『화엄경華嚴經』의 주불主佛로 등장한다. 중국과 일본의 불교미술에서는 비로자나불이 머리에 보관을 쓰고 몸에 영락을 걸친 보살형을 띠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여래형, 즉 부처의 모습으로 표현된 것이 특징으로, 통일신라 8세기 후반부터 제작되기 시작하였다. 손 모양은 곧추세운 왼손의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싸 쥐고 있는데, 이러한 손갖춤을‘지권인智拳印’이라고 한다. 이는 이치와 지혜, 중생과 부처, 미혹함과 깨달음은 본래 하나라는 의미이다. 이 작품은 작고 둥근 얼굴에 눈을 감아 명상에 잠긴 듯한 모습이다. 둥근 육계가 솟은 머리에는 격자무늬로 선새김[線刻]을 하였다. 편단우견偏袒右肩으로 입은 대의大衣 옷자락이 오른쪽 어깨에 살짝 걸쳐졌으며, 가부좌한 다리 밑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렸다. 소형의 불상임에도 균형잡힌 신체비례, 얼굴과 옷주름의 표현이 자연스럽다. 통일신라 8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