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이나 음식을 담는 용기로 싸리나 대가지로 둥글넓적하게 결어 만든 채그릇이다. ‘채반’의 ‘채’는 싸리를 가리킨다. 채반은 큰 원형으로 만들며 둘레에 낮게 전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다. 7월경에 싸리를 베어 껍질을 벗겨낸 후 이 껍질로 채반을 만든다. 채반에는 주로 전이나 부침개를 펼쳐놓기도 하며, 국수사리나 음식재료를 건져 물기를 빼거나 술을 거를 때도 쓴다. 공기가 잘 통하고 기름도 잘 빠져서 음식이 덜 상한다. 김장 때에는 갖은 양념을 썰어 담아놓고 갓 씻은 미나리, 갓 등과 같이 얹어서 물기를 빼기도 한다. 흰 꽃이 피는 쪽싸리의 껍질로 만든 채반은 빛깔이 희고 매끄러워 잘 더러워지지 않으며 솔로 씻기도 편해서 한 집에서도 여러 개를 갖추어놓고 쓴다.
채반은 상례에서 망자를 데리러 온 사자에게 사잣밥을 차려 줄 때 사용하기도 한다. 사잣밥은 찬이 없는 밥 세 그릇, 짚신 세 켤레, 동전 세 잎으로 차리는데, 이것들을 채반이나 소반에 담아서 발인 때까지 문 밖 또는 담 옆에 놓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