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글편지는 주로 문안인사, 집안일에 관련된 조치 등을 하는 데 쓰였으며, 왕실이든 일반가이든 여성을 중심으로 매우 실용적으로 빈번하게 쓰였다. 상궁의 한글편지는 명성황후를 모시면서 황후의 지시를 받거나 위임받아 민씨일가에 소식을 알리거나 궁궐에 필요한 물품을 요청하기 위해 민영소에게 보낸 것으로, 궁녀들에 의해 대필되었거나 쓰여진 편지이다. 당시 궁궐사정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며, 궁체 흘림체로 쓰여져 있어 연구 자료로 가치가 높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봉서(封書) 받자와 보고
기후(氣候) 태평(泰平)하오시니 축수(祝手)하옵고
어머님 평안치 않고[미령(靡寧)] 괴로이 지내오신
일 걱정이오나[동동(憧憧)], 여기서는
양전(兩殿) 문안(問安) 안녕(安寧)하오시오니 축수(祝手)
하옵고, 강갑이는 방방(房房) 마다 들어와 보오니
든든 기뿐 중 새로이 심회(心懷)를 지향(指向)할 곳이 없
고 닿는 곳마다[촉처(觸處)] 아버님 생각 안 나
겠습니까. 그러나 오직 심려(心慮)만 허비하고 계
실 것 같아 말씀드리자면 어느덧 자라 지금을 보
니 신통합니다. 긴히 쓰겠으니
돈[전(錢)] 이백 냥만 내일[명일(明日)] 식전(食前)에 보내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