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여단 낙하산 교육생 기념(1952-03-26)전쟁기념관
6·25전쟁 당시, 오직 ‘우리의 영토는 우리가 지키자’ 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싸웠던 비정규 유격대원 '타이거여단' 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타이거여단은 이름, 군번, 계급도 없이 전쟁 중 조국을 지키고자 끝까지 싸운 사람들이었습니다.
열 맞춰 이동중인 타이거여단 대원들전쟁기념관
여단장이 었던 박상준씨는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전우였던 유격대원들의 차트를 만들어 이름과 출생일과 전투 사상자, 실종자들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상자연명부와 특명갑철, 군의관인정서, 병적등록부 등을 통해 그들의 기록이 세상에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1952년 타이거여단 장교 교육 제1기 기념(1952-06-20)전쟁기념관
타이거여단은 북한의 남침으로 피난하지 못한 황해도 38선 일대의 청년들이 자신들의 지역방위를 위한, 유엔군의 북진 이후에는 대한청년단, 치안대 등의 이름으로 치안 확보 및 북한군을 소탕하던 유격대였습니다.
중공군의 개입으로 국군과 유엔군이 후퇴했을 때, 이 청년대원들은 강화도, 교동도, 용매도 등으로 철수하게 됩니다. 식량조달을 위해 적지에서 게릴라전을 전개하던 중 육군첩보대와 만나 51년 3월 을지 제2병단으로 편성되었습니다.
타이거여단 낙하산 교육생 기념(1952-03-26)전쟁기념관
을지 제2병단 소속이 된 이들은 교육대를 편성하여 훈련을 받기 시작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군이 유격대를 창설하려 하자 육군본부는 을지병단을 미군 예하에 편입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을지병단은 미 제8군 통제하의 백령도 기지사령부 소속으로 전환되어 동키 제5부대로 편성됩니다.
1951년 4월 말에는 백령도 기지사령부 통제를 받던 부대가 강화도에 창설된 울팩기지의 통제를 받았습니다. 타이거여단은 이때 개편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정규군으로 편성된 것은 아니였습니다.
헬기 앞에서 기념 촬영한 모습전쟁기념관
미군의 제8240부대, 즉 켈로(KLO) 부대는 공식적으로 미군이 양성한 정보수집 부대였습니다. 유격군은 주로 북한 지역 출신들이 모여 활동을 펼치다가 흡수된 부대였기에 첩보작전 투입 시 지리파악 및 정보수집에 용이하고 실제로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였습니다. 이에 미군은 이들을 통제하면서 비공식적으로 활용하였습니다.
타이거여단도 비정규 유격대로서 법적 신분도 갖추지 못한 채 열악한 환경에서 낮에는 훈련을 하고 밤이 되면 적지로 침투해 북한군과 중공군의 진지를 습격하고, 지하조직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 또 적의 이동경로나 군사시설과 같은 첩보를 수집하기 위해 첩보원 100여 명을 운용하며 정보를 빼내오기도 하고 내륙 침투를 위한 공수중대, 파괴공작대를 운용하기도 하였습니다.
타이거여단 병영학교 제1회 졸업 사진(1952-11-12)전쟁기념관
열악한 환경속에서 타이거여단장을 지낸 박상준씨는 유격대원 활동으로 배움이 중단된 유격대원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자 초등학교를 빌려 병영학교를 개설하여 낮에는 근무를 하고 밤에는 중학교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가르쳤습니다. 대원들도 박상준 여단장의 마음을 알았는지 끝까지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타이거여단 위생병 사진전쟁기념관
또 주한국제연합 유격군 타이거여단 병원에서는 군번도 계급도 없이 적진에 야간 침투하여 유격전투로 부상을 당한 전우들을 치료해주고, 뿐만 아니라 다친 민간인들까지도 치료해주었습니다.
1950년대 북한국 지역에서 바라본 판문점 휴전회담장(1950)전쟁기념관
타이거여단은 휴전협정이 체결됨에 따라 국방부 제8250부대 제2연대 제2대대와 9대대로 개편되어 한국군의 군적을 갖게 되었으나, 54년 2월 이 부대도 해체되어 한국군 각 부대에 분산 배치 되었습니다. 이때서야 그 동안 군번도 갖지 못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분들이 군번을 갖게 됩니다.
충혼탑 제막식 겸 군경합동 추도식(1953-10-31)전쟁기념관
1953년 10월 31일에는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충혼탑 제막식 겸 군경합동 추도식 행사를 가졌습니다. 그들은 피복 및 무기 보급도 없이 적군에 맞서 싸우면서 서해의 군사적 요충지 등의 방어를 수행하며 수도 방어에 큰 공을 세웠습니다. 훗날 이들은 특수전사령부(특전사)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전쟁 속에서 나라를 지키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목숨 걸고 싸운 타이거여단. 우리는 타이거여단 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 희생한 모든 ‘이름 없는 영웅'들을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하며,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 활용된 자료에 대한 모든 권한은 전쟁기념관에 있습니다.
기획·편집: 손원태
진행: 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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