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캐스팅 공법을 통해 비정형의 원형을 몸통으로 하여 그 표면에 마치 원형생물의 감각 촉수와도 같은 무수한 돌기들이 나있는 특유의 형상을 빚어냈다. 이런 하얀돌기들과 함께 몸통의 표면에는 청색과 분홍색 조의 얼룩 반점들이 나있어, 한 눈에 도살아 있는 유기체를 연상시킨다. 보기에 따라서 돌기 형상은 몸통 내부로부터의 에너지의 분출이나 기의 방출을 상기 시키며, 이 역시 작가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인 생명 혹은 생명력의 발현과 상통한다. 이로써 작가는 캐스팅으로 나타난 특유의 공법을 통해서도 예의장을, 그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