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 전체를 흰색의 유약으로 시유하고 파란색, 녹색, 갈색, 주황색으로 문양을 그려 넣은 1722년에 제작된 알바렐로이다. 알바렐로는 이탈리아에서 주로 제작된 주석유(朱錫釉) 도기 중 대나무 모양처럼 생긴 약항아리를 칭한다. 일반적으로 고체나 분말 형태의 약재를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이 작품의 경우, 특별한 생산지역의 전형성은 가지지 않기 때문에 생산지역을 추정하기는 힘들다.
상부에 비해 하부의 돌출 부분이 더욱 강조된 형태이며, 굽부분이 얇아지면서 받침 형식으로 다시 넓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면에 커다란 문장과 왕관이, 하단 중앙에 얼굴모양인 마셰로네가 위치해있다. 문장 양쪽으로는 월계수 잎을 잡고 있는 천사가 표현되어 있다. 뒷면에는 이 도기의 제작연도로 추정되는 ‘1722’가 밑의 리본모양과 함께 파란색으로 등장한다. 특이한 점은 ‘AR’이란 글자가 있는데, 이는 이 약항아리 제작을 의뢰한 사람의 이름이거나 수도원 약국을 나타내는 약자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