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대나무가 춤을 주는 것과 같은 작품이다. 이 그림이 그려진 다음해인 1977년, 고암은 문헌화랑에서 무화전(舞畵展)을 열었다. 이 전시회에는 <죽엽무竹葉舞>와 <삼인무三人舞>가 함께 출품이 되었으며 사람의 춤과 대나무의 흔들림이 유사하게 표현되었다. 이번 작품<묵죽>은 죽엽뿐 아니라 죽간에서도 움직임이 강하게 묘사되었다는 점에서 기존의 대나무 그림들과 차이점을 보인다. 춤추는 사람을 닮은 이 대나무 그림은 이후 1980년대 군상의 형상과 움직임이 등장하게 되는 배경을 이해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