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고암의 작품 이미지를 대전시에서 의뢰하여 프랑스 국립 모빌리에 제작소에서 제작한 것이다. 고암의 원작은 1972년의 문자추상 작품인데, 이를 프랑스 국립 태피스트리 제작소에서 2008년에 직조로 완성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제작소 측의 대단히 정교한 직조 기술력과 이응노의 회화적 탁월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고암이 최초로 태피스트리 제작소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72년이었는데, 당시 이응노는 상파울로 비엔날레에서 은메달을 수상하고 파리 동양미술학교를 설립하였으며, 이미 뉴욕과 워싱턴, 피츠버그, 프랑크푸르트, 쾰른, 로마, 파리 등 국제 무대에서 여러 차례의 전시회를 치른 국제적 인물로 평가되고 있었다. 예술창작국의 자문위원회는 열 두 명 정도로 구성되는데, 1972년 2월 10일 만장일치로 이응노의 작품을 주문하는데 합의하였다. 이러한 인연으로 고암의 사후, 2005년에 대전시립미술관이 두 작품을 제작소 측에 의뢰하였으며, <밤나무>는 그 중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흰 바탕에 푸른색이 미묘하게 층을 구성하고 있는 1970년대 고암의 전형적인 구성적 문자추상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