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재 선생은 평생을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초야에 묻혀 학문과 후학양성에만 전념했던 까닭에 늘 살림이 궁핍했다. 이런 힘든 형편에서 제물을 마련해야할 후손들을 위해 “제사는 엄정하되 간소하게 하라. 제사상에 떡을 올려 낭비하지 말고, 손이 많이 가는 화려한 유밀과와 기름이 들어가는 전煎도 올리지 말라”는 유계遺戒를 남겼다. 이런 이유로 지금도 명재 종가에서는 떡, 유밀과, 전 등을 사용하지 않으며, 과실 역시 대추 · 밤 · 감 등 3색의 실과實果 외에는 차리지 않고, 3색 나물은 별도의 제기가 아니라 한 접시에 함께 담는다. 그리고 어물인 조기는 토막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