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파케티 화랑에서의 첫 개인전 당시 고암은 붓과 물감 대신 손을 사용하여 잡지를 찢어 붙여 만든 콜라주(Collage) 작품을 선보이면서 당시 프랑스 화단과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파리 화단의 콜라주 기법은 종이를 오려 평면적으로 붙이는 작업이 주류를 이뤘는데, 이와 달리 고암은 화면 위에 색을 칠한 종이를 덧붙이고, 붙인 종이를 다시 칼로 긁어내어 촉각적인 효과와 함께 역동성이 느껴지게 했다. 덧붙인 종이를 깎아가며 완성시킨 그의 콜라주는 파리 화단에서 그 독창성을 인정받았으며, 당시 유행하던 앵포르멜 추상에 대응하는 동양적 추상으로 높이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