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으로 공간에 그림을 그리는 조각가 김병진의 작업은 독특하다. 작품들이 관람객에게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작품 속에 서로 다른 조형언어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진 작가가 주로 다루는 재료는 철인데, 철의 단단하고 강한 특성을 약화하는 얇은 선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이 얇은 선들은 다시 공간을 점유하는 형태로 되는데 철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과 그것을 약화시키는 작가의 기법이 교차하면서 생성되는 부피감은 공간과 소통하는 투명한 조각으로 탄생함을 엿볼 수 있다.